대평면 당촌리 사평마을의 반공유적비(反共遺跡碑)와 관련한 기록은 경남일보 1951년 6월 25일치 신문보도와 대검찰청이 작성한 ‘조선노동당 경남 진양군당 사건'에 그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반공유적비(反共遺跡碑)'는 해방정국과 한국전쟁 때 진주지역에 있었던 좌우익의 투쟁사례중 대평면에서 벌어졌던 빨치산과 우익세력간의 무장투쟁을 말해주는 역사적인 기념비이다.
이 반공유적비는 진주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해방정국과 한국전쟁 기간동안 극한적인 이데올로기 투쟁 끝에 좌익세력의 죽음위에 세워진 우익인사의 추모비이다.
지금은 남강댐 수몰지역으로 면세가 퇴락했지만, 대평면은 옛 진양군 지역중에서도 가장 비옥한 곳이었다. 이 때문에 일제 당시만 해도 이곳은 지주와 소작인간의 착취관계가 심한 편이었고 해방 이후 그로 인한 좌우익 대립이 끊이지 않던 곳이었다.
이 반공유적비에 나타난 김영신은 해방정국 당시 독립촉성국민회의 대평면 회장을 맡으며, 이른바 ‘좌익사냥'에 앞장선 대평지역 우익세력의 간판인사였다. 해방 후 미군정과 정부수립 후 김영신은 한국전쟁으로 ‘우익사냥'을 당하게 됐다.
그동안 수세에 몰려 있었던 좌익세력들은 인민군이 1950년 8월 진주지역을 점령하자 이번엔 이들이 우익사냥을 하게 됐던 것이다. 당시 진양군 대평면의 자위대원들은 두차례씩이나 김영신의 집을 덮쳐 가택수색을 벌였으나 그는 이미 도망간 상태였다.
대신에 좌익세력들은 그의 집을 압류하고 집안에 쌓여 있는 40여평의 장작더미를 징발해 당시 대평리 옥방마을에 주둔중인 인민군 7사단에 공급했다.
하지만 김영신은 인민군의 패퇴와 국군의 진격으로 복수의 칼날을 갈며 대평면으로 다시 돌아왔다. 인민군 부역자 색출에 나선 경찰대와 그는 좌익세력에 대해 복수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해 이 지역 좌익세력들은 재빨리 빨치산으로 조직전환해 무장투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결국 밀고 밀리는 각축전 속에서 1951년 6월25일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1년째가 되던 날 남로당의 빨치산 유격대원들은 대평면 상촌리를 기습공격해 그동안 벼르고 있던 김영신을 마침내 살해하게 됐다.
「경남일보」1951년 6월 26일치 신문에는 대평면을 기습한 공비(共匪)에 대한 기사를 다음과 같이 보도하고 있다.
「공비들이 각처(各處)에 출몰하며 민심을 교란시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쟁 발발 1주년 기념일인 1951년 6월 25일 오후 2시경에 대평면 상촌리와 중촌리에 공비 20여명이 침투하여 부락 경비원을 집합시킨 후 중촌부락에서는 당시 면서기였던 이영래의 집을 방화하였다. 이 불은 이영래의 가족들이 진화했다. 그 순간에 지서직원이 잠복근무하고 있던 중 불빛을 보고 총을 발사해 공비중 1명은 발에 부상을 입고 도주하였다.
당시 공비들의 침투로 인한 중촌부락의 피해상황을 보면 공비들은 이 마을 정덕채의 집에 들어가 양복 1벌과 면포를 약탈하고 한청특무대원인 남위백의 집에 침입하여 그 집의 가족들을 구타하였다. 그리고 상촌부락에 침투한 공비는 대평면 전국민회장인 김영신(당시 41세)을 납치하여 부락 주변의 도로상에서 두부(頭部)를 칼로 절단하고 도주하였다. 이에 지서직원이 추적을 했으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대검찰청이 작성한 ‘조선노동당 경남 진양군당 사건'에 나오는 김영신의 죽음은 다음과 같이 기록되고 있다.
'同年 6月 24日 午後 7時頃 大坪面 黨責 鄭佑永, 晉陽郡黨 總務課長 安權植, 同 宣傳指導員 尹太錫, 同 姜龍漢, 晉陽郡黨 오르그 姓名不詳者, 同 保衛小隊 副小隊長 宋又任, 同 小隊員 柳春烈, 同 李仁守, 同 尹喜燮 等과 被疑者 10名이 大坪面國民會 支部長 金榮信을 殺害할 目的으로 郡黨을 出發하여 翌日인 同年 6月 25日 午前 2時頃 大坪面 上村里에 侵入하여 被疑者는 同 部落 居住 姓名不詳者 家에 煙草를 掠奪하는 同時 前記 金榮信 逮捕時 尹太錫은 外廓 把守에 臨하여 金榮信을 逮捕, 全員 合勢하여 拉致途中 同 里 ‘못골재'에서 銃殺하고 前示 金榮信이 所持한 時計 1個를 奪取한 事實이 有하고,
…'(좌익사건실록에서 원문 인용)
그리고 이날 있었던 김영신의 죽음을 반공유적비에서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공산 괴뢰가 남침한 6. 25날, 돌을 맞은 새벽에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한들벌에서 적과 싸워 산화한 무명용사 김영신.'
이 유적비는 빨치산이 완전히 괴멸되고 반공 이데올로기가 국가통치이념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1961년 8월에 세워졌다. 원래 이 비는 중촌리 대평면사무소 앞에 세워져 있었는데 1969년 남강댐 건설에 따른 수몰로 당촌리로 이전 건립되었으나 2차남강댐건설에 따른 수몰로 인해 현재는 대평리 소재 현 대평면사무소에 이건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