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면(大坪面) 내촌리(內村里)와 옥방리(玉房)․어은(漁隱)지역에서 대규모 선사유적이 발굴돼 대평면에서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경상남도(慶尙南道)가 지난 1992년 발행한 「남강댐 수몰지구 매장문화재 지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내촌리의 산연부락 구릉지대에서 구석기 유적이 발굴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대평리 옥방․어은마을에서 발굴된 대규모의 청동기시대 유적과 중촌․하촌․내촌리의 지석묘(支石墓)군은 당시 대평면이 진양군 일대에 형성된 주거지 가운데서도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선사시대(先史時代)에 이어 내촌리 일대에서 삼국시대(三國時代)의 유물이 발굴됐다. 따라서 삼국시대에도 대평면 지역에서 사람들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삼국시대의 대평면은 선사시대와 같이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내촌리 마당재 근처에서 삼국시대의 유물임을 증명하는 도질토기편(陶質土器片)들이 다량으로 채집되었고, 이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개간시에 다수의 유구(遺構)와 유물들이 발굴되었지만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짐작하게 하는 유물들이 발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으로부터 불교가 전래된 삼국시대에는 불교문화가 융성했다. 이에따라 대평면에도 각 계곡에 절터라 불리는 곳이 많이 존재해, 당시 대평면에 전해진 불교문화의 전래와 발전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신풍리(新豊里)의 영법골, 절골, 부처골과 내촌리(內村里)의 미륵골, 절터, 당촌리(堂村里)의 절골, 하촌리(下村里)의 불당골, 대평리(大坪里)의 전면사터 등을 들 수 있다.
신풍리의 영법골의 경우 황종연(黃鍾淵. 1870～1944)의 이산집(伊山集)에 그와 관련된 기록이 전해져 내려온다. 권3 영법서당기(永法書堂記)에「永法 蓋古佛寺也」라고 적어 놓고 있다. 내촌리의 미륵골의 경우에는 옛날부터 미륵석불이 파손된 상태로 방치되어 왔는데 머리부분을 다시 신조해서 현재의 정각암에 보관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곳에서는 옛날의 기와편들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에 사찰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처럼 대평면에는 마을과 가까운 곳에 사찰(寺刹)들이 여기 저기 세워질 정도로 불교문화는 당시 민간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러한 유물들만으로는 당시의 불교와 관련한 생활양식에 대해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대평면은 삼국시대(三國時代) 이후 고려시대(高麗時代)까지는 핵심지역으로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러가지 기록을 통해 볼 때 고려시대까지 대평면은 진주목(晋州牧)의 통제를 받는 하나의 독자적인 행정구역으로 기능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특수행정구역이었던 침곡부곡(針谷部曲)이 대평면에 있었다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곡(部曲)은 지방행정구역의 하나로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존속했으며 국가에 공납을 바치면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던 공동체 부락이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與地勝覽)』진주목(晋州牧) 고적조(古跡條)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침곡부곡은 주(州)의 서쪽 15리(里)에 있다(針谷部曲在州西十五里)
1632년에 완성된 진양지(晋陽誌)에도 침곡리(針谷里)에 침곡부곡(針谷部曲)이 있었다는 기록이 전해져 오고 있다. 진양지(晋陽誌) 고적조(古跡條)에는 침곡부곡은 주의 서쪽 오십리 침곡리에 있다(針谷部曲 在州西十五里 針谷里)라 적혀 있다.
또한 『진양지』에는 대평리(大坪里)에 관아가 있었던 흔적을 볼 수 있는 영고터(永庫)와 관가(官街), 향교터(鄕校)등에 대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진양지(晋陽誌) 고적조(古跡條)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전해져 오고 있다.
「邑居遺址…大坪里北 有永庫基 前有官街 東有鄕校基…蓋一州之中 邑居遺址 若是不一 而勝覽未載焉 其建置沿革 必在於三國之前 而文獻無徵 可歎也已」
이를 해석해 보면 ‘읍거유지(邑居遺址)는 고을이 있었던 옛 빈터를 말하는데 대평리 북쪽에 얼음창고 터가 있고 그 앞에 관가가 있으며 동쪽에는 향교터가 있다. (중략) 이와같이 하나만 아닌데도 동국여지승람에 싣지 아니하였고 그 건치연혁은 반드시 삼국시대 앞에 있었을 것이지만 문헌으로 증빙될 것이 없으니 탄식할 일이로다.’
따라서 선사시대의 대평면은 발굴된 유적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일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으나,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 접어들어서는 그 기능이 쇠퇴하면서 요충지의 역할을 담당하지 못했다. 그러나 진양지(晋陽誌)나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與地勝覽)의 일부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비록 주변부에 머물긴 했지만, 하나의 독자적인 행정구역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것만큼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