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주지역 문화 향토사학자들은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됐다가 한국전쟁으로 불 탄뒤 지정이 해제된 촉석루를 환원시켜 줄 것을 바라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진주시 문화원과 향토사학자들은 “소실된 문화재도 일부 원형이 남아 있다면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시와 관련 학계를 중심으로 환원 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소실된 문화재도 일부 원형이 남아 있다면…”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시와 관련 학계를 중심으로 환원운동을 벌이겠다는 보도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진주문화원과 향토사학자들이 진주 촉석루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진주 촉석루 원형이 ‘남아 있는지 아니면 없는지’하는 사실 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주 촉석루 원형은 현재 남아 있지 않다. 1990년 7월부터 경남일보(당시 신경남일보)는 1956년부터 1960년까지의 진주 촉석루 중건 비화를 연재하면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보도 한 적이 있다. 당시 촉석루 설계 변경과 보완이 큰 문제였다. 당시 시교위 영선계장이 새 촉석루를 완벽하게 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설계 변경을 건의하자 “국보인 촉석루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느냐”는 대답에 사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건의가 받아들여져 설계가 변경되었다는 내용이다. 이때 설계 변경된 사항이 대들보, 아랫기둥 초석, 출입계단 등 4가지이다.
원래 나무기둥이었던 아랫 기둥 30개도 돌기둥으로 바뀌었고, 초석 30개도 원래 자연석이었으나 설계변경으로 직경 3척 3촌 높이 4척의 화강암으로 바뀌었다.
누각은 불탔고 기둥도 나무기둥에서 돌기둥으로 바뀌었고 주춧돌도 자연석에서 화강암으로 바뀌었다. 남은 원형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진주의 향토 사학자들이 지역 언론에 보도된 내용조차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 ‘원형이 남아있다면…’하는 가정을 달아 국보 환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촉석루에 대한 무관심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적어도 진주의 향토사학자 라면“명백히 원형이 있으니 국보로 환원시켜야 한다”든지 “비록 원형은 없지만 역사적 가치를 생각하면 국보로 지정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식으로 주장을 해야 한다.
진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진주 촉석루를 아끼지만, 촉석루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하기사 창건자 조차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진주 촉석루를 다시 국보로 만드는 일보다 촉석루의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일이 더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의 본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강동욱기자/경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