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진주박물관(관장 고경희)은 13일부터 8월 3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목활자로 보는 옛 인쇄문화 - 심재온 기증유물 특별전’을 마련한다.
이번 특별전은 2003년 심재온씨가 기증한 목활자 및 고서적을 중심으로 관련 기증유물을 전시하고, 아울러 관련 참고 유물을 비교 전시하여 조선시대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한다.
전시되는 문화재 중 목활자는 심재온 씨의 조부 심상복(沈相福, 1876~1951)이 쓰고 청도 출생의 각수 김명곤(金命坤)이 새긴 것이다.
개인이 만든 목활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필주(筆主)가 알려진 활자이다. 심상복은 한말 유학자 단계(端磎) 김인섭(金麟燮) 연재(淵齋) 송병준(宋秉璿) 계남(溪南) 최숙민(崔琡民) 등으로부터 학문을 배우고 윤용구(尹用九) 김복한(金福漢) 등과 교유한 한학자였으며 글씨에도 능했다.
목활자 이외에 활자를 분류 보관하는 상자와 택자(擇字) 조판·인출을 위한 각종 소도구, 문집용과 족보용의 인판(印版), 능화판 등의 인쇄용 용구, 활자를 처음 새기기 위해 쓴 활자초인자본(活字初印字本), 교정지 등도 함께 전시하여 목활자의 새기기에서부터 인쇄까지 전 과정을 살필 수 있다.
또한 이 활자를 이용하여 188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간행한 책도 전시된다. 전시되는 책 중에는 심상복의 문집인 ‘치당집(恥堂集)’을 비롯하여 한말 이후 일제시대 이 지역 유학자인 김복한(1860-1924)의 ‘지산집(志山集)’ 이도복(1862-1938)의 ‘후산집(厚山集)’, 이택환(1854-1924)의 ‘회산집(晦山集’ 등 기증활자로 찍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외 참고 문화재로 조선전기의 목활자로 인쇄한 국보 69호인 ‘심지백개국원종공신녹권’과 대나무활자 등 동아대학교 박물관 소장문화재와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의 조선전기 목활자 서적인 ‘마하심경’ ‘여어편류’ ‘통감’등 보물급의 문화재, 동 시대의 목판인쇄를 비교할 수 있는 고성 이씨 종중(대표 이윤복)에서 진주박물관에 기증한 문화재 ‘청파집’ 판목과 책도 출품된다.
전시와 더불어 체험행사, 특별 강연도 마련되는데, 전시기간 동안 전시실 앞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시연할 수 있는 목판인쇄 체험 행사를 갖는다.
특별강연으로는 29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남권희 교수(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가
‘산청 화계리 목활자와 경남지역의 목활자 인쇄문화’를 주제로, 4시부터 6시까지는 이상필 교수(경상대학교 한문학과)가 ‘산청 화계리 청송심씨 가장(家藏) 고서적의 성격’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이번 특별전은 지난 2003년 4월 심재온(산청군 금서면 화계리 거주)씨가 보관하여 오던 목활자 21판(대·소 활자 6만5000여 자), 인쇄용 소도구 9종, 각종 고서적 215종 551책 등 599점에 이르는 유물을 국립진주박물관에 기증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편, 이들 유물 중 목활자는 우리 나라의 개인이 만든 목활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필주(筆主)가 알려진 활자이며 ‘산청 화계 심씨목활자’라는 명칭으로 2002년 3월 청주고인쇄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한국 고활자특별전에 소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