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선생의 어머니는 어떤 분일까. 
 
  합천군 삼가  하판마을에 남명선생의 어머니 묘소가 있다. 남명의 벗 규암 송인수가 지은 묘비 '숙부인이씨지묘'에는 "이씨부인은 남명선생의 어머니요, 판교공 언형의 부인이다"라는 말이 제일 처음에 기록돼 있다. 

남명 선생의 어머니는 인천 이씨(仁川李氏) 이국(李菊)의 따님으로 삼가 사람이다. 인천 이씨는 고려 말기부터 삼가 토동에 대대로 살아온 선비집안이었다. 남명의 외조모가 세종 때 압록강변에서 사군(四郡)을 개척하고 좌의정을 지낸 명장 최윤덕의 손녀이다. 남명은 어머니 봉양에 남다른 정성을 기울였다.

남명이 26세 때인 1526년 부친이 5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삼가로 영구를 모시고 내려와 관동에 무덤을 쓰고 시묘살이 3년을 했다. 아버지 죽음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남명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어머니를 모시고 삼가로 내려와 살다가 살림살이가 궁핍해지자 김해로 다시 이사를 한다. 김해에는 처가가 있었다. 남명은 22세때 충준위 조수의 따님에게 장가를 들었다. 대대로 김해에서 살아온 선비집안이었으며 가산이 넉넉했다.

남명이 김해로 이주한 것은 어머니를 편안히 모시기 위해서였다. 자신은 처가살이로 불편했겠지만 어머니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남명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곧 김해를 떠나 삼가로 거처를 옮긴다. 

김해로 내려온지 15년만인 1545년 11월 어머니 이씨가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다음해 봄 어머니의 시신을 삼가의 아버지 산소 동쪽언덕에 장사 지내고 자신의 절친한 벗 규암 송인수의 글을 받아 묘갈명을 세웠다.

송인수는 남명에게 「대학(大學)」을 선물하는 등 남명의 절친한 벗으로 사천으로 귀양을 와서 구암 이정 등 많은 선비들을 가르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