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천 김진호 문집 책판 경상대 기증
 
 경상대학교 도서관(관장 허보영 교수)은 한말 강우지역 대학자 물천(勿川) 김진호(金鎭祜, 1845-1908)의 학문과 정신을 담은 ‘물천선생문집 책판’ 등을 기증 받았다.
‘물천선생문집 책판’은 물천의 증손인 김포환씨(75·산청군 신등면 법물리)가 물천 선생의 학문과 정신을 후대에 널리 알리기 위해 경남 유일의 고문헌 도서관이 있는 경상대학교 문천각에 기증을 한 것이다.
물천이 1908년 2월 64세의 일기로 별세하자, 그의 물계(勿溪) 김재식(金在植, 1873-1940)등이 중심이 된 제자들은 스승이 남긴 글을 분류 정리하여 문집을 간행하려고 물천과 절친했던 면우 곽종석을 거창 다전으로 찾아가 교정을 부탁하였다. 교정이 완료되자 1910년 5월 용문정사(龍門精舍)에서 판각을 시작하여 가을에 책판을 완성하였는데, 분량은 모두 320장, 16권 9책이었다. 겨울에 인쇄에 들어가 1910년 12월 16일 문집 완성을 고하였다. 그리고 책판은 물천서당에 소장했다.
일제시대와 6.25를 거치면서 재력이 부족하여 물천의 행장과 묘갈 등 부록을 완성하지 못하다가, 그 후 35년이 지난 1954년과 5년 후인 1959년에 부록 각각 1책을 발행하여 최종 완성을 보게 되었다. ‘물천집’은 사료적으로 연구가치가 높아 1989년 아세아문화사와 1997년에는 경인문화사에서 다시 영인 출판되기도 하였다.
김포환씨는 “책판을 문화재로 지정 받으면 도에서 장판각 건립비를일부 지원해 준다고 하지만 이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장판각이 있어도 관리자가 집을 비우는 경우 여전히 도난 방지와 관리에 애로가 많다.”라고 하면서 “경상대 도서관에서 우리 선조의 책판을 맡아 관리해 준다고 하니 도리어 고마운 일이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기록을 가두어 두는 것보다 대학에서 읽혀지고 연구에 활용되어져야 더욱 영예롭고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하면서 기증 경위를 설명하였다.
문천각 이정희씨는 “물천선생은 우리지역의 대학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학문과 사상이 널리 연구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며“물천 후손들이 물천의 뜻을 계승하고자 대학에 도서와 책판을 기증한 것을 계기로 물천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경상대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며 기증을 기점으로 물천의 학문과 사상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랐다.
한편, 김포환씨는 지난 5월 3일 물천서당(勿川書堂)에 대대로 소중하게 보관해오던 문화재급 고서 700여권(감정 예상가 약 1억원 상당)을 기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