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 시인, 진주서 독자와의 만남
진주화요문학회 초청
2003년 소월시 문학상 수상자인 정일근 시인이 진주를 찾아 독자들을 만난다.
정시인은 8일 오후 7시 30분 진주문고 북카페에서 ‘화요문학회가 만난 이달의 시인’으로 초청돼 ‘나의 시를 말한다-시와 사람이 한몸인 자연속의 시인이 되기 위하여’라는 주제로 강좌를 가지며, 책 사인회도 함께 연다.
이날 정시인은 “1998년 이후 나는 내가 떠나온 몸인 ‘오래된 미래’로 돌아가기 위해서 시를 쓴다. 그 이전의 내 시와 지금의 내 시는 같은 이름이지만 몸은 다르다”라는 말을 통해 불혹이후 번잡한 도시 생활을 접고 울주군 웅촌면 은현리에서 자연속의 시인이되기 위해 살아가는 모습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 자연의 가르침은 그냥 그대로 시가 된다. 자연의 가르침 속에는 시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부처의 깨달음도, 노자의 도도, 장자의 무의자연도 다 자연속에 있다. 자연속에서 모두 하나였다. ”
정시인은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받아쓰는 것이라는 생각을 얻었다며“자연을 받아쓰기 위해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은현리의 나무와 꽃과 새와 벌레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었다. 부끄러웠다. 20년 가까이 이 땅의 서정시인인 것을 자부하면서 살았지만 나에게는 자신에게 불러줄 친구들, 자연의 이름을 몰랐다”는 말로 자연에 대한 무관심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정시인은 ‘시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스스로의 물음을 통해“진정한 시인이란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시와 한몸이 된 사람이다. 그래서 시인인 것이다. 시와 함께 죽을 수 있어야 시와 함께 살 수 있다. 시인이 되기 위해, 시와 한몸이 되기 위해 나는 시를 쓴다. 시를 쓰기 때문에 나는 살아있다”는 답을 한다.
이상옥 창신대 문창과 교수는 ‘정일근의 시를 말한다’를 통해 “정일근은 ‘시가 나의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존재를 계시하는 시인의 몸’이라고 생각한다”며“시와 정일근은 한 몸이 되어 존재의 비밀을 투영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일근은 ‘자연 받아쓰기’라고 명명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진주 화요문학회 유정복 배민숙 이순갑 시인이 지정토론자로 참석을 하며, 통영문협 김혜숙, 김부기 시인이 시낭송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