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강용순 개인 서예전
 
 “금년은 제가 62살 되는 해입니다. 60년을 살면서 그 동안 공부한 것을 작게나마 정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미흡함을 알지만 전시를 하게되었습니다”
오산 강용순. 그는 글과 함께 살아온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고자 오는 20일~25일까지 경남도문예회관에서 ‘오산 강용순 서예전’을 가진다.
전시 작품은 고법에 충실하면서도 불경과 성경말씀 가운데 귀감이 될만한 것을 평소 가려뽑아놓았는데, 이것을 소재로 해서 서체별로 옮긴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한문 5체와 한글로 무려 90여점이나 되는 작품을 만들어 선보이는데, 세필 즉 작은 글씨 위주로 한 작품들이 많아 리듬감 있는 선질과 거침없는 운필로 한 시원한 대작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금강경 전문 5184자를 해서와 전서 등 다양한 서체로 쓴 작품은 작가의 정성과 운필력을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 것이다.
작가는 처음 입문할 때는 안체를 위주로 했고, 뒤에 북위해서와 왕희지의 행초서와 한대 예서를 두루 익혔다. 특히 전서에 관심이 많아서 갑골 종정 소전 등을 열심히 임서하면서 한글에도 남다른 조예를 가지고 있다. 궁서의 아름다움을 좋아한다는 작가는 최근에는 우우임이나 손과정 왕탁의 초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평소에 노래를 즐기는 저는 남인수의 선율에 전인권의 마력같은 느낌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주제라면 불경과 성경에 담긴 고귀한 글 뜻을 부족하지만 제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산은 불교신자로서 부처님의 말씀을 구도자의 심정으로 정성을 모아 한획 한획을 새기듯이 작품 준비를 했다고 한다.
오산은 낮시간에 서실에서 후학들을 지도하면서 시간이 나면 고문진보와 한시를 읽고 평소 좋은 문장을 가려내어 서체별로 작품 글감이나 채본용 원고를 만들고 있다. 벌써 30권으로 불어났는데 언젠가는 출판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우울할 때 붓을 잡으면 저절로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안정이 됩니다. 삶을 윤택하게 하고 자신이 하는 예도의 길을 갈 수 있어서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며 날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서실에서 먹을 갈고 글씨를 휘호하는 이 즐거움 외는 다른 즐거움이 없다는 오산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50년 서예사를 버리고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화선지에 펼쳐 보일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 초대일시는 오는 20일(토) 오후 4시 도문예회관 전시실이며 문의는 055-75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