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한문학과 윤호진 교수 팀

 500년전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윤호진 교수팀이 번역, 10권의 책으로 발간해 학계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번역 사업은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그 가치를 인정하고 동서양명저번역의 지정 도서로 선정해 경상대학교 한문학과의 교수들이 2년간 전심전력을 다한 끝에 200자 원고지 2만매에 가까운 결실을 맺어 10권의 책으로 간행이 된 것이다.

‘대동운부군옥’은 단군 이래 선조까지의 사실(史實)·인물·문학 ·예술·지리·국명·성씨·산명(山名)·목명(木名)·화명(花名)·동물명 등을 총망라하여 운자(韻字)의 차례로 배열 서술한 백과사전으로 조선 중기때 인물인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1534-1591)가 편찬한 책이다.

이 책의 체제는 비록 중국 책을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 나라의 것들이다. 이 책은 권문해가 어렸을 적부터 가지고 있던 주체적인 역사 의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저자 권문해는 20대에 이미 조선의 역사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동생인 사정공과 함께 향리의 사찰인 용문사에서 수학하면서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는 문헌이 너무나 없는 것을 보고 개탄하였다고 한다.

그는 우리의 선비들이 중국의 역사와 역대의 치란흥망에 관해서는 마치 어제 일처럼 자세히 알고 있으면서 막상 우리의 역사에는 문외한인 사실을 크게 통탄하였다. 그는 이러한 잘못을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의 풍속과 문화, 그리고 역사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였다. 이러한 관심은 그의 건강한 역사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이러한 역사관은 마침내 장년기에 이르러 ‘대동운부군옥’의 저술로 알찬 결실을 맺게 된다.
 
윤호진 교수는 “이제까지 가치를 몰랐던 것이 아니지만, 극히 일부 전문지식인들만이 이 책을 활용하였다.이 책이 일반 독자들이나 학생들에게까지 쉽게 읽히지 못한 까닭은 물론 이 책 한문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며“ 지금 이 책을 번역해 낸 것은 이 책의 이러한 소중한 가치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에 있다.”고 발간 의의를 밝혔다.

한편, 지금 간행한 것은 전체의 절반에 해당되는 1-10권까지이다. 나머지 11-20권까지의 번역은 학술진흥재단의 기초학문육성사업(국학분야)의 일환으로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2년사업으로 번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1차년도 거의 마감됨에 따라 15권까지의 초역이 이루어진 상태이다.

 
강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