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동민씨가 한국문학사를 고찰한 저서 ‘한국문학사의 탐색’을 펴냈다. 이 책은 직접 창작 활동을 하는 작가의 입장에서 한국문학사의 유기적 체계를 밝혀보고자 했다는 점에서 우선 눈길을 끈다. 내용은 제1부 한국 개척소설 연구, 제2부 물과 김동리 소설의 서사구조, 제3부 소설쓰기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김씨는 개척소설에 대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나라가 가장 힘들었던 시대의 감추어진 실상과 겨레얼이 소롯이 담겨 있는 문학작품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창작 기법이나 문학적 패러다임에서나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자적인 서사 특징을 이루어, 자칫 단절될 위험이 있는 한국문학사 연계화의 고리를 마련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또, 개척소설의 개념과 형성배경, 주제와 서사특징, 소설사적 의의 등을 꼼꼼하게 끌어내고 있는데, 특히 개척소설이 개척 현장의 위악성, 낙토 건설의 허구성, 협화 이념의 모순성, 교화 정책의 이중성을 다루고 있다는 독특한 지론을 펼쳐 보인다.
이 책은 일제시대 재만조선인 문학을 비롯한 민족문학 전체를 비추어 보는 맑은 거울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김씨의 말 속에는 개척소설에 대한 그의 지대한 애착심이 느껴진다.
다음으로, 직접 소설을 쓰는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한국적인 작품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그 방편으로 김동리 소설에 눈을 돌렸고 나아가 그 서사구조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고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김씨는 무릇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그의 작품에서 핵심적인 에너지로 작용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김동리 소설 속 물의 상징은 시간과 공간의 확산을 이루면서 주인공의 성격 창조는 물론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핵이라고 보고 있으며, 특히 물의 명상과 경험은 인간을 하나의 이상에로 끌어올리고 있음을 작품 곳곳에서 발견해 보인다.
3부는 김씨가 경상대학교 등에서 해오던 문학 강의 중 특히 방학 연수 기간 동안 경상대학교와 진주교육대학교에서 초중고 국어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에 대해 김씨는 제7차 중등학교 교육과정 가운데 문학 영역 속에 창작 등 표현 능력 신장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있어 앞으로 이러한 문학론이 일선 학교 교육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서울 한 출판사로부터 소설 지망생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으니 이 내용만을 따로 엮어 출간하자는 제의도 있어 앞으로 더 보완해 볼 생각이라고 살짝 귀띔해 주기도 했다. 단순한 소설 창작 이론서의 성격을 떠나 소설 실제 이루기로 접근하여 실제 창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 글은 8편의 작품을 텍스트로 선정하여 소설의 첫걸음과 갈무리에 주안점을 두며 접근해 보기라는 대목과 글감이 모티프로 작용하게 하는 점에 대한 내용이 신선하다. (푸른사상 간행/2만원)